웹 크롤링 법적 이슈 완벽 정리 — 합법과 불법의 경계

웹 크롤링의 합법과 불법을 구분하는 법적 이슈에 대한 정리. 한국법, 미국법, EU 규정을 기준으로 크롤링의 경계를 알아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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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 크롤링 법적 이슈 완벽 정리 — 합법과 불법의 경계

"크롤링하면 잡혀가나요?"

개발자 커뮤니티에서 매년 반복되는 질문입니다. 어떤 글은 "공개 데이터니까 자유롭게 수집 가능"이라 하고, 다른 글은 "함부로 하면 형사 처벌까지 받을 수 있다"고 합니다. 혼란스러운 이유가 있습니다 — 둘 다 맞는 말이기 때문입니다. 상황에 따라 같은 행위가 합법이 되기도, 위법이 되기도 합니다.

2024-2025년에는 AI 학습 데이터 수집을 둘러싼 대규모 소송이 연이어 제기되면서, 크롤링의 법적 경계선이 그 어느 때보다 뜨거운 이슈가 되었습니다. 이 글에서는 한국법, 미국법, EU 규정을 기준으로 크롤링의 법적 쟁점을 정리합니다. 법률 자문을 대체하지는 않지만, "어디까지가 안전하고 어디서부터 위험한가"에 대한 실무적 판단 기준을 세우는 데 도움이 될 것입니다.


목차

  1. 크롤링 자체는 합법인가?
  2. 한국에서 적용되는 법률
  3. 한국의 주요 크롤링 관련 판례
  4. 미국의 주요 판례와 법률
  5. EU — GDPR과 데이터베이스 지시령
  6. AI 학습 데이터와 크롤링 — 2025년의 새로운 전선
  7. robots.txt의 법적 효력
  8. 이용약관(ToS) 위반은 불법인가?
  9. 실무 체크리스트 — 안전하게 크롤링하는 법
  10. 기업이 크롤링 서비스를 이용하는 이유
  11. 자주 묻는 질문 (FAQ)

크롤링 자체는 합법인가?

짧은 답변: 크롤링이라는 기술 자체는 합법입니다. 불법이 되는 것은 크롤링이 아니라, 무엇을, 어떻게, 수집하느냐에 따라 달라집니다.

웹 브라우저로 웹사이트에 접속해서 화면에 표시된 정보를 읽는 행위는 아무 문제가 없습니다. 크롤링은 이 과정을 프로그램이 대신 수행하는 것뿐입니다. 하지만 다음 상황에서는 법적 문제가 발생합니다:

상황 위험도 관련 법률
공개된 상품 가격 수집 낮음
로그인 후 비공개 데이터 수집 높음 정보통신망법, CFAA
개인정보(이름, 연락처 등) 수집 매우 높음 개인정보보호법, GDPR
저작물 전체 복제 높음 저작권법
서버에 과부하를 주는 대량 수집 중간~높음 정보통신망법, 업무방해죄
robots.txt 무시 중간 판례에 따라 다름
AI 모델 학습용 대규모 수집 논쟁 중 저작권법, AI 관련 신규 법안

핵심 원칙은 이렇습니다: "공개 데이터를 합리적인 방법으로 수집하는 것"은 대체로 합법이고, "접근 제한을 우회하거나 개인정보·저작물을 무단 수집하는 것"은 위험합니다.


한국에서 적용되는 법률

한국에서 크롤링과 관련된 법률은 크게 네 가지입니다. 각 법률이 보호하는 대상이 다르므로, 하나의 크롤링 행위에 여러 법률이 동시에 적용될 수 있습니다.

1.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정보통신망법)

핵심 조항: 제48조 (정보통신망 침해행위 등의 금지)

누구든지 정당한 접근권한 없이 또는 허용된 접근권한을 넘어 정보통신망에 침입하여서는 아니 된다.

이 조항이 크롤링에서 가장 자주 문제됩니다. 쟁점은 "정당한 접근권한"의 범위입니다.

  • 공개 웹페이지 접근: 일반적으로 합법. 누구나 접근할 수 있도록 공개된 페이지에 프로그램으로 접근하는 것은 "정당한 접근"으로 볼 수 있습니다.
  • 로그인 우회 / 인증 우회: 위법 가능성 높음. CAPTCHA를 우회하거나, 타인의 계정 정보로 접근하는 경우 접근권한을 넘은 것으로 판단될 수 있습니다.
  • IP 차단 우회: 회색 지대. 사이트가 특정 IP를 차단했는데 프록시로 우회하는 경우, "허용된 접근권한을 넘는" 행위로 해석될 여지가 있습니다.

또한 제48조 제2항은 "정보통신망의 안정적 운영을 방해할 수 있는 악성프로그램을 전달 또는 유포"하는 행위를 금지하며, 제48조 제3항은 정보통신망에 장애를 발생하게 하는 행위를 금지합니다. 서버에 과도한 부하를 주는 크롤링은 이 조항에 해당할 수 있습니다.

벌칙: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0만 원 이하의 벌금

2. 개인정보 보호법

2020년 데이터 3법 개정과 2023년 전면 개정으로 개인정보 처리에 대한 규제가 크게 강화되었습니다.

크롤링에서 문제되는 경우:

  • 이름, 전화번호, 이메일 등 개인정보 수집: 정보주체의 동의 없이 수집하면 위법. 웹에 공개되어 있더라도, 그 공개 목적과 다른 용도로 수집·이용하면 문제됩니다.
  • 공개된 개인정보의 예외: 2023년 개정법에서 '공개된 개인정보' 처리에 대한 기준이 구체화되었습니다. 정보주체가 직접 공개한 정보라도, 수집 목적이 공개 목적과 상당한 관련이 있고 정보주체의 이익을 부당하게 침해하지 않는 범위에서만 허용됩니다.
  • 가명처리와 예외: 통계 작성, 과학적 연구 등의 목적이라면 가명처리 후 동의 없이 이용할 수 있지만, 이는 엄격한 요건 하에서만 가능합니다.

벌칙: 위반 유형에 따라 5년 이하의 징역, 5,000만 원 이하의 벌금, 또는 전체 매출액의 3% 이하 과징금

3. 저작권법

웹 콘텐츠가 저작물에 해당하면, 이를 복제·전송하는 행위에 저작권이 적용됩니다.

크롤링에서의 쟁점:

  • 사실 정보(Fact) vs 창작물: 상품 가격, 주소, 영업시간 같은 사실 정보는 저작권 보호 대상이 아닙니다. 하지만 뉴스 기사, 블로그 글, 상품 리뷰 등 창작적 표현이 담긴 콘텐츠는 저작물입니다.
  • 데이터베이스 보호: 한국 저작권법은 데이터베이스 제작자의 권리를 별도로 보호합니다(제93조). 개별 데이터는 저작물이 아니더라도, 그것을 체계적으로 수집·정리한 데이터베이스 자체는 보호 대상입니다. 데이터베이스의 전부 또는 상당 부분을 복제·배포하면 위법입니다.
  • 일시적 복제: 크롤링 과정에서 데이터를 메모리에 임시 저장하는 것도 기술적으로는 복제에 해당할 수 있으나, 저작권법 제35조의2에서 원활한 이용을 위한 일시적 복제는 예외로 인정합니다.
  • 텍스트·데이터 마이닝(TDM) 예외: 일부 국가에서는 비상업적 연구 목적의 텍스트·데이터 마이닝에 대해 저작권 예외를 인정하고 있습니다. 한국에서도 관련 논의가 진행 중이나, 아직 명시적 예외 규정은 없습니다.

4. 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보호에 관한 법률

제2조 제1호의 일반조항(카목)이 크롤링에 적용될 수 있습니다. 이 조항은 2013년 신설 이후 여러 차례 개정을 거쳐 현재의 형태가 되었습니다:

그 밖에 타인의 상당한 투자나 노력으로 만들어진 성과 등을 공정한 상거래 관행이나 경쟁질서에 반하는 방법으로 자신의 영업을 위하여 무단으로 사용함으로써 타인의 경제적 이익을 침해하는 행위

쉽게 말해, 경쟁사가 큰 비용을 들여 구축한 데이터베이스를 통째로 크롤링해서 자기 서비스에 활용하면, 이 조항에 해당할 수 있습니다. 이 일반조항은 다른 법률로 보호받기 어려운 "데이터 무임승차" 행위를 포착하기 위한 것입니다.


한국의 주요 크롤링 관련 판례

법조문만으로는 실제로 어디에 선이 그어지는지 판단하기 어렵습니다. 실제 판례를 살펴봐야 합니다.

잡코리아 vs 사람인 (2017)

사건 개요: 채용 플랫폼 사람인이 경쟁사 잡코리아의 채용공고 데이터를 크롤링하여 자사 서비스에 표시한 사건입니다.

법원 판단: 법원은 잡코리아가 상당한 투자와 노력을 들여 구축한 채용공고 데이터베이스를 사람인이 무단으로 크롤링하여 경쟁 서비스에 활용한 행위를 부정경쟁행위로 판단했습니다.

시사점: 경쟁사의 핵심 데이터를 크롤링해서 동일한 사업에 활용하는 것은 부정경쟁방지법에 의해 제재될 수 있습니다. 단순히 "공개된 데이터"라는 이유만으로 자유롭게 사용할 수 없습니다.

골목식당 리뷰 크롤링과 저작권 논란

국내에서는 포털 사이트의 맛집 리뷰, 블로그 콘텐츠 등을 대량으로 크롤링하여 자사 서비스에 활용하는 행위가 반복적으로 문제되었습니다. 이러한 사례에서 법원은 개별 리뷰가 저작물에 해당하는지, 그리고 리뷰 데이터베이스의 상당 부분을 복제했는지를 기준으로 판단합니다.

시사점: 사용자 생성 콘텐츠(UGC)라도 창작성이 인정되면 저작물이며, 이를 대량으로 복제하면 저작권법과 데이터베이스 보호 규정에 저촉될 수 있습니다.

기술적 보호 조치 우회와 정보통신망법

한국 대법원은 웹사이트의 기술적 보호 조치를 우회하여 데이터를 수집한 행위에 대해, 정보통신망법상 "침입"에 해당할 수 있다는 입장을 일관되게 유지하고 있습니다. 특히 접근이 명시적으로 차단된 상태에서 기술적 수단으로 이를 우회한 경우 — 예를 들어 IP 차단을 프록시로 회피하거나, 봇 탐지 시스템을 우회하는 경우 — 위법성이 인정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미국의 주요 판례와 법률

미국의 크롤링 관련 법적 논의는 전 세계 실무에 영향을 미칩니다.

CFAA (Computer Fraud and Abuse Act)

미국 컴퓨터 사기 및 남용법의 핵심 쟁점은 "허가 없이(without authorization) 또는 허가된 접근을 초과하여(exceeds authorized access) 컴퓨터에 접근"한다는 것이 무엇을 의미하느냐입니다.

Van Buren v. United States (2021, 연방대법원)

경찰관이 업무상 접근 가능한 데이터베이스를 개인적 목적으로 조회한 사건입니다. 연방대법원은 "허가된 접근을 초과한다"는 것은 접근 권한이 없는 정보에 접근하는 것이지, 허가된 정보를 부적절한 목적으로 사용하는 것이 아니다라고 판결했습니다.

크롤링에 미친 영향: 공개 웹사이트의 정보에 접근하는 것은, 그 접근 목적이 사이트 운영자의 의도와 다르더라도 CFAA 위반이 아닐 수 있다는 중요한 근거가 되었습니다.

hiQ Labs v. LinkedIn (2022, 제9순회항소법원)

크롤링 합법성에 관한 가장 중요한 미국 판례입니다.

사건 개요: 데이터 분석 회사 hiQ Labs는 LinkedIn의 공개 프로필 데이터를 크롤링해서 인력 이탈 예측 서비스를 제공했습니다. LinkedIn이 중지 요청서를 보내고 기술적으로 크롤링을 차단하자 hiQ가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판결 요지:
- 공개적으로 접근 가능한 데이터를 수집하는 것은 CFAA 위반이 아닙니다.
- "허가 없이 접근"은 비밀번호 등의 인증 장벽이 있는 시스템에만 적용됩니다. 누구나 접근할 수 있는 공개 웹페이지에는 해당되지 않습니다.
- LinkedIn의 중지 요청서(cease-and-desist letter)만으로는 "접근 권한 철회"가 되지 않습니다.

시사점: 다만 후속 전개가 중요합니다. 2022년 11월, 연방지방법원은 hiQ가 LinkedIn의 이용약관(User Agreement)을 위반했다고 판단했고, 양측은 합의에 도달했습니다. 즉, CFAA 위반은 아니었지만, 이용약관 위반에 따른 계약법적 책임은 인정된 셈입니다. "공개 데이터 크롤링은 형사적으로 안전하지만, 민사적 리스크는 별개"라는 교훈을 명확히 보여주는 사례입니다.

Meta Platforms v. Bright Data (2024)

사건 개요: Meta가 데이터 수집 업체 Bright Data를 상대로, Facebook과 Instagram의 데이터를 무단 수집했다며 제기한 소송입니다.

판결 요지: 법원은 Bright Data가 로그인 없이 접근 가능한 공개 데이터를 수집한 것은 CFAA 위반이 아니라고 판단했습니다. 다만 이용약관 위반에 따른 계약법적 책임은 별개의 쟁점으로 남겼습니다.

이 판결은 hiQ 판결의 흐름을 이어가면서, 공개 데이터 수집과 로그인 필요 데이터 수집의 경계를 더욱 명확히 했습니다.

미국 판례 핵심 요약

원칙 설명
공개 데이터 원칙 로그인 없이 접근 가능한 공개 데이터 수집은 CFAA 위반이 아님
기술적 장벽 기준 비밀번호, 인증 등 기술적 장벽을 우회하면 위법 가능
ToS는 별개 이용약관 위반은 CFAA와 별도의 계약법 이슈
목적 불문 접근 자체가 허가된 이상, 접근 목적은 CFAA 판단 기준이 아님

EU — GDPR과 데이터베이스 지시령

GDPR (General Data Protection Regulation)

EU의 일반 데이터 보호 규정은 세계에서 가장 엄격한 개인정보 보호법입니다. 크롤링에서 특히 중요한 원칙:

  • 적법한 처리 근거 필요: 개인정보를 처리하려면 6가지 적법 근거 중 하나가 필요합니다. 크롤링에서 주로 적용되는 것은 "정당한 이익(legitimate interest)"이지만, 정보주체의 권리와 이익이 우선하면 허용되지 않습니다.
  • 목적 제한: 수집한 데이터는 수집 당시의 목적으로만 사용해야 합니다.
  • 데이터 최소화: 필요한 최소한의 데이터만 수집해야 합니다.
  • 역외 적용: EU 거주자의 데이터를 처리하면, 기업이 EU 밖에 있어도 GDPR이 적용됩니다. 한국 기업이라도 EU 사용자 데이터를 크롤링하면 GDPR 적용 대상이 됩니다.

벌칙: 최대 전 세계 연간 매출의 4% 또는 2,000만 유로 중 큰 금액

EU 데이터베이스 지시령 (Database Directive, 96/9/EC)

EU는 데이터베이스 제작자에게 "수이 제네리스(sui generis)" 권리를 부여합니다. 이는 저작권과 별개의 권리로, 데이터베이스 구축에 상당한 투자가 들어갔다면 그 내용물의 전부 또는 상당 부분을 반복적으로 추출하는 행위를 금지합니다.

Ryanair v. PR Aviation (2015, EU 사법재판소): Ryanair의 항공편 데이터 크롤링 사건에서, EU 사법재판소는 웹사이트 이용약관이 데이터베이스 지시령과 별개로 법적 구속력을 가질 수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즉, 데이터베이스 보호를 받지 못하더라도 이용약관을 통해 크롤링을 제한할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AI 학습 데이터와 크롤링 — 2025년의 새로운 전선

2024-2025년, 크롤링 법적 논의에서 가장 큰 변화는 AI 학습용 데이터 수집을 둘러싼 분쟁입니다. 이전에는 주로 "경쟁사 데이터를 가져다 쓰는" 시나리오가 논의되었지만, 이제는 대규모 언어 모델(LLM) 훈련을 위한 웹 전체 크롤링이 핵심 쟁점이 되었습니다.

주요 소송 현황

  • The New York Times v. OpenAI & Microsoft (2023.12 제기): 뉴욕 타임즈가 GPT 모델의 학습에 자사 기사가 무단 사용되었다며 제기한 저작권 침해 소송입니다. AI 학습이 '공정 이용(fair use)'에 해당하는지가 핵심 쟁점입니다.
  • 다수 저작권자 집단 소송: 작가, 사진작가, 프로그래머 등 다양한 저작권자들이 OpenAI, Meta, Stability AI 등을 상대로 집단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 Reddit, X(Twitter)의 데이터 유료화: AI 기업의 대규모 크롤링에 대응하여 Reddit은 API 유료화를, X는 데이터 접근 제한을 시행했습니다.

각국의 대응

  • EU AI Act (2024): EU는 AI법에서 범용 AI 모델 제공자에게 학습 데이터에 대한 저작권 정책을 공개하도록 의무화했습니다. 또한 EU 저작권 지시령(DSM Directive)에서 텍스트·데이터 마이닝(TDM) 예외를 규정하되, 저작권자가 명시적으로 거부(opt-out)하면 TDM이 금지됩니다.
  • 일본: 2018년 개정 저작권법에서 AI 학습을 포함한 정보 분석 목적의 저작물 이용을 비교적 넓게 허용하고 있습니다. 다만 "저작권자의 이익을 부당하게 해치는 경우"는 제외됩니다.
  • 한국: AI 학습 데이터에 대한 명시적 법률 규정은 아직 없으며, 저작권법의 일반 원칙에 따라 판단됩니다. 관련 입법 논의가 진행 중입니다.

크롤링 실무에 미치는 영향

AI 학습 데이터 논쟁은 일반적인 비즈니스 크롤링에도 간접적인 영향을 미칩니다:

  1. robots.txt의 AI 크롤러 차단: 많은 웹사이트가 GPTBot, CCBot, Google-Extended 등 AI 학습용 크롤러를 robots.txt에서 차단하기 시작했습니다. 이로 인해 robots.txt의 법적 의미에 대한 논의가 활발해졌습니다.
  2. 데이터 접근 제한 강화: AI 크롤링 이슈로 인해 전반적으로 웹사이트들의 크롤링 방어가 강화되는 추세입니다.
  3. 적법한 목적의 중요성: 수집 데이터의 사용 목적이 법적 판단에서 더욱 중요해지고 있습니다.

robots.txt의 법적 효력

robots.txt는 웹사이트 소유자가 크롤러에게 "이 페이지는 수집하지 마세요"라고 알리는 표준 프로토콜입니다. 하지만 이것은 기술적 표준(convention)이지 법적 구속력이 있는 문서가 아닙니다.

robots.txt는 법이 아니다

  • robots.txt는 권고(advisory)입니다. 이를 무시하는 것 자체가 곧바로 범죄가 되지는 않습니다.
  • 다만, robots.txt를 무시하는 행위는 법적 분쟁에서 불리한 증거로 사용될 수 있습니다.
  • 일부 법원은 robots.txt를 "사이트 소유자의 접근 허가 범위를 나타내는 증거"로 채택한 바 있습니다.

실무적 의미

robots.txt가 법은 아니지만, 준수하는 것이 현명합니다.

  • 준수했을 때: 크롤링의 적법성을 주장할 때 유리한 근거가 됩니다. "사이트 소유자의 의사를 존중했다"는 점을 증명할 수 있습니다.
  • 무시했을 때: "사이트 소유자의 의사에 반하여 접근했다"는 주장의 근거가 됩니다. 특히 robots.txt에서 명시적으로 차단한 경로를 크롤링하면, 정보통신망법상 "허용된 접근권한을 넘은" 행위로 해석될 여지가 있습니다.
  • 업계 표준: Google, Bing 등 대형 검색엔진도 robots.txt를 존중합니다. 이를 무시하는 것은 업계의 합리적 관행에 어긋나는 행위로 볼 수 있습니다.

이용약관(ToS) 위반은 불법인가?

많은 웹사이트의 이용약관에는 "자동화된 수단으로 데이터를 수집하는 것을 금지한다"는 조항이 있습니다. 이를 위반하면 어떻게 될까요?

한국의 경우

  • 이용약관은 민사적 계약입니다. 위반 시 계약 위반에 따른 손해배상 청구는 가능하지만, 그것만으로 형사 처벌의 근거가 되기는 어렵습니다.
  • 다만, 이용약관 위반과 함께 정보통신망법이나 저작권법 위반이 결합되면 형사 처벌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 특히 약관의 규제에 관한 법률에 따라, 지나치게 일방적인 이용약관 조항은 무효로 판단될 수 있습니다.

미국의 경우

  • Van Buren 판결 이후, 이용약관 위반만으로는 CFAA 위반이 되지 않는다는 해석이 우세합니다.
  • 그러나 이용약관 위반은 계약 위반(breach of contract) 소송의 근거가 될 수 있습니다.
  • Meta v. Bright Data 사건에서도 CFAA 위반은 인정되지 않았지만, 이용약관에 따른 계약법적 책임은 별개로 남았습니다.

핵심 요약

이용약관 위반 ≠ 형사 범죄
하지만 이용약관 위반 = 민사 소송 리스크

실무적으로는 이용약관에서 명시적으로 금지하는 크롤링을 할 경우, 최소한 민사적 분쟁의 가능성을 인식하고 있어야 합니다.


실무 체크리스트 — 안전하게 크롤링하는 법

크롤링을 시작하기 전에, 다음 체크리스트를 확인하세요.

안전한 크롤링을 위한 7가지 원칙

1. 공개 데이터만 수집한다
- 로그인 없이 접근 가능한 페이지만 대상으로 합니다.
- CAPTCHA나 인증 장벽을 우회하지 않습니다.

2. 개인정보를 수집하지 않는다
- 이름, 연락처, 이메일 등 개인정보가 포함된 데이터를 피합니다.
- 불가피하게 개인정보가 포함될 경우, 수집 즉시 비식별화 처리합니다.

3. robots.txt를 확인하고 준수한다
- 대상 사이트의 robots.txt를 먼저 확인합니다.
- Disallow로 지정된 경로는 수집하지 않습니다.

4. 서버에 부담을 주지 않는다
- 요청 간격을 적절히 설정합니다 (최소 1-2초 이상).
- 동시 요청 수를 제한합니다.
- 서버 응답이 느려지면 수집 속도를 즉시 줄입니다.
- 피크 시간대를 피해 크롤링합니다.

5. 사실 정보 중심으로 수집하고, 저작물 전체를 복제하지 않는다
- 가격, 수량, 사양 등 사실 정보 수집은 비교적 안전합니다.
- 기사, 리뷰 등 창작 콘텐츠 전체를 복제하면 저작권 침해입니다.

6. 수집 데이터의 사용 목적이 정당하다
- 시장 조사, 가격 비교, 학술 연구 등 정당한 목적이 있어야 합니다.
- 경쟁사의 데이터베이스를 그대로 복제하여 경쟁 서비스를 만드는 것은 부정경쟁에 해당할 수 있습니다.

7. 이용약관을 확인한다
- 대상 사이트의 ToS에서 크롤링 관련 조항을 확인합니다.
- 명시적으로 금지하는 경우, 법적 리스크를 재평가합니다.

위험 신호 — 이 중 하나라도 해당되면 법적 자문을 받으세요

  • 로그인이 필요한 페이지를 크롤링해야 한다
  • 개인정보가 포함된 데이터를 수집해야 한다
  • 수집 대상 사이트에서 중지 요청(cease-and-desist)을 받았다
  • 수집한 데이터로 대상 사이트와 직접 경쟁하는 서비스를 만들 계획이다
  • 대규모로 데이터를 수집해야 하고 서버 부하가 우려된다
  • AI 모델 학습에 데이터를 사용할 계획이다

기업이 크롤링 서비스를 이용하는 이유

법적 리스크를 관리하면서도 필요한 데이터를 확보해야 하는 기업에게, 전문 크롤링 서비스는 현실적인 선택지입니다.

자체 크롤링이 부담스러운 이유

직접 크롤러를 개발하면 기술적 문제뿐 아니라 법적 리스크도 직접 관리해야 합니다:

  • robots.txt 준수 여부를 지속적으로 모니터링
  • 서버 부하 관리 로직을 직접 구현하고 유지
  • 개인정보 필터링 파이프라인을 구축
  • 대상 사이트의 이용약관 변경 사항을 추적
  • 법적 분쟁 발생 시 직접 대응

특히 크롤링 대상 사이트가 여러 곳이거나, 정기적으로 데이터를 수집해야 하는 경우에는 이러한 관리 비용이 빠르게 늘어납니다.

전문 서비스가 제공하는 안전장치

해시스크래퍼같은 전문 크롤링 서비스는 이러한 법적·기술적 이슈를 체계적으로 관리합니다:

  • 요청 속도 자동 조절: 서버에 과도한 부하를 주지 않도록 요청 빈도와 동시 접속 수를 자동으로 관리
  • 데이터 필터링: 개인정보나 민감 데이터를 자동으로 식별하고 필터링하는 옵션
  • 컴플라이언스 관리: robots.txt 준수, 이용약관 확인 등의 절차를 서비스 차원에서 처리
  • 전문 대응: 기술적 문제나 차단 대응에 대한 노하우 축적

직접 구축하면 수개월이 걸리는 인프라를 바로 사용할 수 있고, 법적 리스크에 대한 1차적 판단도 서비스 차원에서 이루어집니다. 데이터 수집이 핵심 업무가 아닌 기업이라면, 본업에 집중하면서 데이터 확보는 전문가에게 맡기는 것이 합리적입니다.


자주 묻는 질문 (FAQ)

Q. 경쟁사 웹사이트의 상품 가격을 크롤링하는 것은 합법인가요?

공개된 상품 가격은 사실 정보이므로 저작권의 보호를 받지 않으며, 로그인 없이 접근 가능한 페이지에서 수집하는 것은 일반적으로 합법입니다. 다만 서버에 부담을 주지 않는 방식으로 수집해야 하고, 이용약관에서 명시적으로 금지하는 경우에는 민사적 리스크가 있을 수 있습니다.

Q. 네이버/카카오 등 국내 포털의 데이터를 크롤링해도 되나요?

공개된 검색 결과 페이지의 사실 정보(상호명, 주소, 전화번호 등)를 합리적 속도로 수집하는 것은 일반적으로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다만 각 포털의 이용약관을 확인해야 하며, 개인정보에 해당하는 데이터나 데이터베이스의 상당 부분을 복제하는 행위는 피해야 합니다.

Q. 학술 연구 목적의 크롤링은 더 허용되나요?

학술 연구 목적이라면 저작권법의 '공정 이용' 판단에서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습니다. 개인정보보호법에서도 과학적 연구 목적의 가명처리 데이터 이용에 예외를 인정합니다. 하지만 연구 목적이라고 해서 모든 것이 허용되는 것은 아니며, 데이터의 성격과 수집 방법에 따라 판단이 달라집니다.

Q. 크롤링한 데이터를 제3자에게 판매해도 되나요?

수집 자체가 합법이더라도, 데이터의 재판매는 별도의 법적 이슈를 수반합니다. 특히 개인정보가 포함된 데이터의 거래는 개인정보보호법에 의해 엄격히 규제됩니다. 사실 정보의 경우에도 데이터베이스 보호 규정이나 부정경쟁방지법이 적용될 수 있으므로 주의가 필요합니다.

Q. 해외 사이트를 크롤링할 때도 한국법이 적용되나요?

한국에서 크롤링을 수행하면 한국법이 적용됩니다. 동시에 대상 사이트가 소재한 국가의 법률도 적용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EU 소재 사이트에서 EU 거주자의 개인정보를 수집하면 GDPR이 적용됩니다. 해외 사이트를 크롤링할 때는 대상 국가의 법률도 확인해야 합니다.


마무리 — 판단 기준을 갖추자

웹 크롤링의 합법성은 흑백으로 나뉘지 않습니다. 같은 크롤링 행위라도 대상 데이터의 성격, 수집 방법, 사용 목적에 따라 합법이 될 수도, 위법이 될 수도 있습니다.

가장 중요한 6가지 원칙:

  1. 공개 데이터 + 합리적 방법 = 대체로 안전
  2. 개인정보 수집은 원칙적으로 동의 필요
  3. 기술적 보호 조치 우회는 위험
  4. robots.txt 준수는 필수는 아니지만 현명한 선택
  5. 이용약관 위반은 형사 문제가 아니지만, 민사 리스크 존재
  6. 의심스러우면 법률 전문가에게 문의

데이터 수집이 비즈니스에 필요하다면, 법적 리스크를 최소화하면서 안정적으로 데이터를 확보할 수 있는 방법을 선택하세요. 직접 크롤러를 구축하든, 전문 서비스를 이용하든, 위의 원칙을 기준으로 판단하면 불필요한 법적 분쟁을 피할 수 있습니다.


이 글은 법적 자문을 대체하지 않습니다. 구체적인 사안에 대해서는 반드시 법률 전문가의 자문을 받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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